우리가 몰랐던 약용식물 이야기

 

이수라엘 돌무화과나무(뽕나무)
이수라엘 돌무화과나무(뽕나무)

 

글 사진 · 정구영(한국토종약초나무연구회 회장)

무화과나무는 아라비아 서부 및 지중해 연안이 원산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무화과나무는 기원전 4,000년경 고대 이집트인들에 의해 심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성경> 구약에서 “인류가 죄를 범한 뒤 잎으로 치부를 가렸다”고 언급되는 나무가 무화과이다. 이번 8월호에서는 한여름에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무화과나무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이스라엘 무화과나무 열매.
이스라엘 무화과나무 열매.

 

무화과나무의 기원, 재배, 이름

무화과나무는 10세기에 북미에서 재배되었고, 성서학자에 의하면 예수가 활동한 2,000년 전부터 지중해 연안 지방에서 널리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에서는 17세기에 도입되었고,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인 1927년경 들어왔다.

 

남해 욕지도 무화과나무 열매.
남해 욕지도 무화과나무 열매.

 

한국의 말린 무화과나무 열매.
한국의 말린 무화과나무 열매.

 

무화과나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남부지방의 따뜻한 곳에서 자생한다. 자생 후 수분(受粉)이 안 된 상태로 열매를 맺으며, 배(胚)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무화과나무는 묵은 가지에도 열매가 맺히고 새 가지에도 열매가 맺힌다. 묵은 가지에 맺힌 열매는 다 떨어지지만, 새 가지에 맺힌 열매는 안 떨어진다. 새 가지에 꽃눈이 발달하고 그해에 익는 것을 ‘추과(秋果)’, 이듬해에 익는 것을 ‘하과(夏果)’로 부른다. 8~10월 중순까지 수확할 수 있고, 여름철에 무화과는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모든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외화(外花)와 열매 속에서 꽃이 피는 내화(內花)가 있다. 무화과는 열매 속에서 꽃이 피는 내화(內花)다. 무화과는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예를 들면 ‘아일(阿馹)’, ‘저진(底珍)’, ‘영일과(映日果)’, ‘우담발(優曇鉢)’, ‘밀과(密果)’, ‘문선과(文仙果)’, ‘품선과(品仙果)’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하늘에 뿌리를 둔 우주 나무의 가치

예부터 무화과나무는 하늘에 뿌리를 둔 우주의 나무로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인들은 무화과를 ‘하늘에 있는 생명의 열매’라 했고, 중국 당나라 단성식(段成式)이 쓴 <유양잡조(酉陽雜俎)>에서도 ‘하늘에서 나는 종자’라는 의미로 ‘천생자(天生子)’라 기록돼 있다. 그리스, 로마에서는 ‘바쿠스(Bacchus)’라는 술의 신, 즉 주신(酒神)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하여 다산(多産)의 표상으로 삼기도 한다.

 

부안 십승지에서 재배 중인 무화과나무 열매.
부안 십승지에서 재배 중인 무화과나무 열매.

 

최근 건강과 관련하여 무화과나무 열매는 특용 작목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전남 영암이 전국 생산량의 90%에 달한다. ‘꽃을 품은 영암 무화과’ 유통센터에서 품질 좋은 신선한 무화과를 유통하고 있다.

무화과나무는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다. 무화과나무 열매에는 90%의 수분과 10%의 당분과 포도당·서당·과당·구연산·호박산·마론산·사과산, 건조한 열매나 미성숙 열매에는 항종양 성분, 유즙에는 생명의 불꽃인 아밀라아제·라파아제·프로테아제 효소가 함유돼 있다. 

조선 시대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 “무화과는 체내의 독을 제거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또한, <성경> 구약에서 “히스기야 왕(王)이 종기(지금의 암으로 추정)를 무화과로 치료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암 또는 종기에 좋다. 고대로부터 무화과는 고대 이집트나 이스라엘 왕족과 귀족의 식품으로 먹었고,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고,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검투사들이 강장제로 썼을 정도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화과나무의 효험과 식용 약용 방법

무화과나무의 약성은 평온하며 달다. 한방에서 무화과나무의 열매와 잎을 말린 것을 주로 피부과 질환, 소화기 질환, 순환계 질환, 암(종기, 옹종)에 다른 약재와 처방한다. 민간에서는 신경통·류머티즘에 잎이나 가지를 목욕제로 만들어서 쓴다. 종기·치질에는 열매를 짓찧어 환부에 붙이고, 사마귀에는 하얀 즙을 바른다. 단, 환부 이외의 피부에 피부염이나 풀독 감염, 가려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갈색빛을 띄는 다 익은 무화과나무 열매.
갈색빛을 띄는 다 익은 무화과나무 열매.

 

무화과나무 열매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 피신(ficin)이 있어, 육식 후 후식으로 섭취하기에 좋다. 무화과는 껍질 채 먹을 수 있으며 속의 씨앗은 독특한 맛이 있다. 무화과나무의 잎과 줄기, 열매를 자르면 나오는 하얀 유즙은 해독작용이 있어 각종 종기나 등창, 암종(癌腫)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화과나무 열매로 고약(膏藥)을 만들 때는 8~10월에 익은 열매를 따서 솥에 넣고 은은한 불로 걸쭉할 때까지 볶아 만든다.

무화과 열매로 발효액을 만들 때는 8~10월에 익은 열매를 따서 4등분으로 잘라 용기에 넣고 재료의 양만큼 설탕을 붓고 100일 정도 발효시킨 후에 발효액 1에 찬물 3을 희석해서 음용한다. 약초로 만들 때는 7~9월에 잎을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쓴다. 여름에 익은 열매를 따서 햇볕에 말려 쓴다.     

 

유대인들이 즐겨 먹는 말린 무화과나무 열매.
유대인들이 즐겨 먹는 말린 무화과나무 열매.

 

이스라엘에서는 임산부에게 권장하는 무화과

무화과나무의 자랑은 어린순과 열매이다. 봄에 막 나온 어린순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는다. 익은 열매를 고기에 넣어 연육제로 쓰고, 간식·잼·즙·양갱·와인·효소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열매는 잘 익은 것을 생식하거나 햇볕에 말려서 곶감처럼 만들어 먹는다. 껍질을 벗긴 무화과는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숟가락으로 떠먹거나 우유나 요구르트를 넣어 셔벗을 만들어 먹는다. 무화과에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고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이스라엘에서는 임산부에게 권장하는 과일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열매를 생(날 것)으로 먹기도 하고 말려 곶감처럼 먹기도 하고 떡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성서시대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무화과나무 열매를 납작하게 눌러 말려서 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유대인의 설날인 나팔절에는 말리지 않은 생무화과를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무화과의 새콤한 맛처럼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은 파게(히브리어·무화과 열매)를 눈깔사탕으로 부르고 간식으로 먹는다.     

 

곶감처럼 말린 이스라엘 무화과나무 열매.
곶감처럼 말린 이스라엘 무화과나무 열매.

 

무화과나무 병해 처방과 번식 방법

무화과나무에 탄저병이 생길 때 발병 초기에 만코제브 수화제 500배, 옥신 토퍼 수화제를 희석하여 2~3회 살포한다. 무화과나무는 배(胚)가 없어 발아할 수 없으므로 여름에서 가을에 익은 열매를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한 후에 이듬해 봄에 온실에서 파종하여 말린 과실에서 추출한 종자로 번식한다. 꺾꽂이는 겨울에서 이른 봄에 2~3년생 꺾꽂이모를 20cm 길이로 잘라서 뿌리 내림 촉진제 침전을 한 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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